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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학141

기후 트라우마와 민주주의: 재난 이후 시민사회의 회복력에 대한 정치학적 고찰 현대 사회는 점점 더 잦아지고 강력해지는 기후 재난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산불, 폭염, 홍수, 가뭄 등 자연재해는 단지 물리적 피해에 그치지 않고, 시민의 정서적 안녕과 공동체의 결속에도 깊은 상처를 남기고 있습니다. 이러한 심리적 충격, 즉 '기후 트라우마(climate trauma)'는 단순히 개인적 고통이 아니라, 정치체제의 회복력과 민주주의의 지속 가능성과도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는 점에서 정치학적으로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후 트라우마는 종종 사회적 불신을 강화하고, 정치 참여의 위축을 초래합니다. 특히, 국가나 지방 정부가 재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할 경우 시민들의 제도에 대한 신뢰는 급격히 하락하며, 이는 결국 민주주의 자체의 정당성을 흔들 수 있습니다. 이처럼 기후 트라우마는 단지 환.. 2025. 5. 15.
민주주의와 ‘거절의 권리’: 동의하지 않을 자유의 정치학 오늘날 민주주의는 흔히 다수결의 원칙, 시민의 참여, 표현의 자유 등과 함께 설명됩니다. 하지만 이 모든 개념이 전제하고 있는 중요한 조건 중 하나는 바로 ‘거절할 수 있는 자유’입니다. 다시 말해, 참여하지 않을 권리, 동의하지 않을 권리, 심지어 침묵할 권리까지 포함하여 ‘거절의 권리(Right to Refuse)’는 민주주의의 핵심 구성 요소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이는 종종 참여의 중요성에 가려져 논의되지 않거나 부정적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다양한 정치적 요청에 직면합니다. 선거 참여, 시민 서명 운동, 온라인 토론, 자발적 집회 참여 등은 시민의식의 상징으로 간주되곤 합니다. 참여는 당연히 민주주의를 강화하는 중요한 수단입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숨은 전제가 있습니다.. 2025. 5. 14.
민주주의와 감정노동의 정치학 – 시민 감정의 활용과 착취 사이 오늘날 우리는 감정이 정치적 의사결정과 사회적 참여에 깊숙이 관여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특히 ‘감정노동’이라는 개념은 단순히 서비스업 종사자들의 노동 조건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정치 참여와 시민 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적 문제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본 포스트에서는 민주주의 체제 하에서 시민의 감정이 어떻게 정치적으로 동원되고, 때로는 착취되며, 이러한 감정노동이 민주적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탐구해보려고 합니다. 감정노동이라는 용어는 원래 사회학자 아를리 혹실드(Arlie Hochschild)가 제안한 개념으로, 특정 직업군에서 기대되는 감정을 연기하고 관리하는 노동을 지칭합니다. 하지만 이 개념은 정치적인 맥락에서도 충분히 활용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선거 시즌에 유권자.. 2025. 5. 13.
민주주의와 '인공지능 법인격'의 정치학: 인간 중심 질서의 전환 가능성 오늘날 인공지능(AI)은 단순한 도구의 범주를 넘어, 스스로 학습하고 판단하며 행동하는 ‘능동적 존재’로 점점 더 진화하고 있습니다. 자율주행차, 금융 알고리즘, 법률 상담 AI 등 실생활의 다양한 영역에서 AI는 인간처럼 의사결정을 수행하고 있으며, 이러한 흐름 속에서 이제는 “인공지능에게 법적 지위를 부여해야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물음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논의는 단순한 기술 발전의 문제가 아니라, 민주주의 체제 전반을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정치철학적 도전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기존 민주주의는 ‘시민’이라는 존재를 중심에 두고 작동해 왔습니다. 시민은 정치적 권리와 의무를 가지며, 대표자를 선출하거나 법의 지배를 받는 주체였습니다. 그런데 만약 인공지능에게 일정한 법적 지위, 즉 ‘법인격’.. 2025. 5. 12.
민주주의와 '디지털 해방 구역(Digital Liberation Zones)': 국가 경계를 넘는 자율 정치 실험 21세기에 접어들며 우리는 공간의 정치적 의미가 급격하게 변화하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영토 중심의 정치 권력이 지배적이었던 시대에서 벗어나, 이제는 디지털 기술을 통해 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새로운 정치적 상상력들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최근 떠오르고 있는 개념 중 하나는 바로 '디지털 해방 구역(Digital Liberation Zones)'입니다. 이는 특정한 물리적 공간이 아닌, 디지털상에서 구성된 자율적 공동체이자 실험적 정치 공간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디지털 해방 구역은 단순히 온라인 커뮤니티나 네트워크를 넘어, 법적·정치적 자율성을 추구하며 기존의 국가 주권 체계와 상호작용하거나 충돌하기도 합니다. 예컨대, 일부 해커 집단이나 디지털 유토피아 실험 프로젝트는 자체적인 .. 2025. 5. 11.
정치적 결속력의 심리학: 민주주의 사회에서 '함께한다'는 감정의 정치적 힘 정치적 결속력은 단순한 제도나 조직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것은 시민 개개인의 감정과 정체성, 그리고 ‘우리’라는 공동체적 감각에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습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특히 중요한 이 개념은, 사회적 분열이 심화되는 현대 정치 환경 속에서 더욱 조명받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정치가 단지 투표나 정책 결정에 국한되지 않고, 사람들 간의 연대감과 공동체의식에 의해 지탱되기 때문입니다. 심리학적 관점에서 본 정치적 결속력은 크게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됩니다. 첫째는 ‘정서적 유대감’입니다. 시민들이 특정 정치 체계나 정당, 심지어는 공동체 자체에 대해 애정을 갖는 정서적 상태는 민주주의를 작동 가능하게 하는 보이지 않는 힘이 됩니다. 예컨대, 대중이 ‘함께 고난을 이겨낸 경험’을 공유하거나, 같은 역사적.. 2025. 5.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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