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전체 글141

민주주의와 기후 정의세: 환경 보호를 위한 새로운 조세 정의의 정치학 기후 위기는 이제 더 이상 과학적 논의나 국제 협상 테이블 위에만 머물러 있는 주제가 아닙니다. 일상생활과 정치, 경제, 사회의 전 영역에 걸쳐 근본적인 전환을 요구하는 실질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최근 급부상한 개념 중 하나가 바로 ‘기후 정의세(climate justice tax)’입니다. 이는 오염에 책임이 큰 집단이나 기업에게 더 많은 세금을 부과하고, 그 재원을 기후 변화에 취약한 계층을 보호하거나 지속 가능한 사회로의 전환을 지원하는 데 사용하는 정책을 의미합니다. 기존의 탄소세가 단순히 배출량에 비례하여 부담을 부과하는 경제적 수단이라면, 기후 정의세는 사회적 약자와 불평등의 문제를 중심에 둡니다. 이는 단순한 환경 정책을 넘어서, 정치적 정의와 민주주의적 가치의 재.. 2025. 5. 9.
비정형 노동과 정치적 대표성: 새로운 시민의 등장 현대 사회에서 노동의 형태는 점차 다변화되고 있으며, 전통적인 정규직 고용 구조는 점차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비정형 노동자', 즉 플랫폼 노동자, 프리랜서, 단기 계약직 등 고용 안정성이 낮은 노동자층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기존의 정치 제도 안에서 충분히 대표되지 못하고 있으며, 이는 민주주의의 포용성과 대표성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정치학의 전통적인 틀에서는 노동조합과 정당을 통해 노동계층의 정치적 요구가 제도권에 반영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비정형 노동자는 고립된 채 일하며, 동일한 고용주나 일터를 공유하지 않기 때문에 조직화가 어렵고, 그로 인해 정치적 연대나 집단적인 목소리를 내기 힘든 구조에 놓여 있습니다. 그 결과, 이들은 투표 참여율이 낮고,.. 2025. 5. 8.
감정 알고리즘과 민주주의: 정서 조작 시대의 정치적 자율성 오늘날 우리는 단지 정보가 넘쳐나는 사회를 넘어서, 감정이 계산되고 예측되는 사회 속에 살고 있습니다. 디지털 플랫폼은 이제 사용자의 감정 상태를 추적하고, 이를 바탕으로 콘텐츠를 제공하며, 심지어 정서적 반응을 유도하기 위한 알고리즘을 설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감정 알고리즘(emotion algorithms)'은 단지 상업적 목적에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메시지의 구성과 유포에도 깊숙이 개입하고 있습니다. 감정 알고리즘은 특정 정치 이슈에 대한 분노, 공포, 연민, 혹은 자부심 등의 감정을 증폭시키거나 억제함으로써 시민의 판단과 행동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특히 선거철이 되면 각 정당이나 정치인은 SNS 플랫폼에서의 감정 데이터를 분석하여, 어떤 메시지가 더 많은 ‘공감’을 얻을 수 있는지.. 2025. 5. 7.
기후 기술 정치학: 탄소 제거 기술과 민주적 통제의 딜레마 기후 변화 대응은 이제 인류가 직면한 가장 절박한 정치적 과제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그 가운데에서도 최근 주목받고 있는 분야는 바로 탄소 제거(Carbon Removal) 기술입니다.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CCS), 직접 공기 포집(DAC), 해양 기반 탄소 흡수 등 다양한 방식의 기술들이 등장하고 있지만, 이러한 첨단 기술들이 민주주의와 어떤 관계를 맺는지는 아직 충분히 조명되지 않았습니다. 탄소 제거 기술은 과학기술의 진보로 보이지만, 동시에 권력의 집중, 공공 감시, 책임 소재의 불분명성과 같은 정치적 문제를 동반합니다. 예를 들어, 특정 기업이 대규모 탄소 제거 기술을 독점하거나, 기술의 작동 방식과 부작용이 일반 시민에게 제대로 공유되지 않는다면 이는 민주적 통제의 결여로 이어질 수 있습니.. 2025. 5. 6.
기억 삭제 기술과 정치: 민주주의 사회의 윤리적 딜레마 현대 과학기술의 발전은 인간의 삶을 혁명적으로 바꾸어 놓고 있습니다. 특히 뇌과학과 인공지능이 결합되면서, 인간의 기억을 조작하거나 심지어 제거할 수 있는 가능성도 점점 현실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치료의 일환으로 특정 기억을 완전히 지워버리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일부 사례에서는 실험적 단계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보고도 존재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이 단지 의학적 목적으로만 쓰일 것이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우리는 정치학적 문제를 진지하게 제기해야 합니다. 기억은 개인 정체성의 핵심 요소이며, 동시에 민주주의 사회의 집단적 의사결정의 토대가 됩니다. 선거, 정치 운동, 시민 항쟁, 반성의 역사 등은 모두 ‘기.. 2025. 5. 5.
민주주의와 동물권: 비인간 존재를 위한 정치적 상상력 민주주의는 인간의 자유와 평등을 보장하기 위한 정치 체제이자, 다양한 의견과 가치가 공존하는 사회를 유지하기 위한 제도적 틀입니다. 하지만 이 체제가 과연 ‘모든 존재의 권리’를 충분히 포괄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깊이 있는 고민이 필요합니다. 특히, 오늘날 동물권에 대한 논의는 기존 정치학이 ‘인간 중심적’이라는 점을 되돌아보게 합니다. 민주주의는 어디까지나 인간 시민을 전제로 삼아왔고, 그 안에서만 권리와 책임, 참여와 의무를 정의해 왔습니다. 그러나 동물 역시 고통을 느끼고, 환경에 영향을 주고받으며, 인간 사회에 다양한 방식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들은 정치적 고려의 대상이 될 수 없을까요? 최근 일부 정치철학자들과 동물윤리 이론가들은 ‘정치공동체’의 경계를 재정의할 것을 주장하고 .. 2025. 5. 4.
반응형